미국얘기

4년마다 미국인 남편과 충돌하는 이유

향기향 2014. 2. 13. 06:53

나쁜X!...나도 모르게 입에서 안좋은 소리가 튀어 나왔다.

옆에서 티비를 보던 똥군이 놀래서 묻는다.

엄마! 나?

아니, 너 말고..하며 내 손가락은 티비에 어떤 사람을 향해 있었다.

왜? 왜 저사람이 나쁜데?

몰라! 얘기하기 싫어! 얘기하면 기분 나뻐져!


방에 있던 남편에게 똥군이 묻는다.

아빠! 엄마가 티비를 보다 어떤 사람을 보더니 나쁜 사람이래요.

아빠는 아나요? 엄마가 왜 그러는지?


한동안 침묵이 흐르더니 남편이 물었다.

지금 쇼트트랙 보고 있니?

똥군이 대답한다. "예"

똥군이 대답하자 갑자기 남편의 키득대며 웃는 소리가 들렸고.

 잠시후  밖으로 나왔다.


그러곤 나보곤 너무 한댄다.

그게 벌써 10년도 넘은 일 인데 언제까지 저 사람을 미워 할거냐 묻는다.

순간 속에서 열이 올라오며 소리를 질렀다.

안보여야 미워하지 않지!..툭하면 나오잖아!.. 

4년마다 올림픽 하면 나오고, 티비 선전에도 나오고, 볼때마다 짜증 나잖아!


옆에서 듣던 똥군이 저 사람이 뭘 잘못했는데 엄마가 미워하나요? 하고 물었다.


남편이 대답했다.

저 사람은 잘못한게 없단다.

쇼트트랙 선수로써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고,

잘못한게 있었다면 심판들이 저 사람에게 금메달을 줬겠냐며 똥군에게 묻는다.

상대가 한국선수였고,엄마는 한국 사람이다보니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단다.


그렇게 말하는 남편이  얄미워 속사포로 따져댔다.

뭐라고? 내가 한국인이라 민감해서 그런거라고? 경기를 제대로 보긴 본거야?

저 사람이 잘못한게 없다고?  뭐? 심판들이 못잡아 냈으면 그걸로 됬다고?


아들이  학교에서 올 에이를  컨닝을 해서 받았어도 선생님한테 걸리지만 않았다면 괜찮은거네?

항상 컨닝하는건 아주 나쁜거라고 아들한테 가르쳤지? 

저 선수는 학교로 친다면 컨닝하다 안들키고 백점 받은거와 똑같은거거든. 

얘기 해보시죠? 그게 괜찮다면 앞으로 나도 저 사람에 대해  절대 나쁘게 생각하지 않을테니....


 남편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그냥 시간이 흘렀으니 잊어 버리란다. 


생각해보니 지난 올림픽 때도 안톤 오노 때문에 의견 차이가 있었다.

올림픽만하며 해설이다 뭐다 해서 꼭 나타난다.

눈에 안보이면 생각도 안날텐데 꼭 4년마다 나타난다.


난 그리 사람을 미워하지도 않고, 미워하는 걸 오래 못하는 성격인데...

 안톤 오노를 미워하는 마음이 이상하게 좀처럼 없어지질 않는다.

왜 이리 나한테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을까?..


남편이 한마디 더 한다.

다음 올림픽 때는 제발 안톤 오노가 나오지 않았음 좋겠다고.

내가 불편해 모습이 보고 싶지 않단다.



내가 빨리 잊어 버리던지, 오노 선수가 안나오던지 해야 해결 될 거 같은데..

 내 생각엔 4년후에도 오노는 어떤 모습으로 건  또 나올것  같다.

내가 빨리 잊는게 나을 것 같다.

누군가를 미워하는거 정말 불편하고 유쾌하지 않은 일이다




그림은 본문의 내용과는 상관 없습니다.

딸이 그린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