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 주말에 시댁 인디애나를 다녀왔어요.
아이들 방학도 아닌데 너무나 먼 인디애나를 다녀온 이유는 바로 시부모님의 결혼 50주년 깜짝 파티가 있어서였어요.
시누이들이 기획 했지만 애초에 저희는 참석 못할거라고 했어요.
왜냐면 시댁 인디애나는 우리가 사는곳에서 정말 멀거든요.
얼마나 머냐면 왕복 거리가 서울과 부산을 3번 이상 왕복해야 하는 거리거든요.
까짓, 거리야 마음만 먹으면 운전대만 잡으면 갈 수 있는 거리라 쳐도,
아이들 학교 때문에 아무래도 무리다 싶었는데.
울 짠돌님이 막상 날이 다가오니 마음이 편치 않았나봐요.
금욜날 아이들 학교 끝나자마자 그대로 떠나버렸어요.
12시간 걸리니 딱 6시간만 운전하고 중간 어딘가에서 자고 다음날 도착했고.
파티에 잠깐 참석하고 하루밤 자고 일욜날 새벽에 떠나 다시 알라바마로 돌아왔으니 그야말로 강행군 이었죠.
시부님을 위한 써프라이즈 파티인데 저희까지 몰래가니 그야말로 더 써프라이즈~~~
파티 시작은 12시 부터 였는데 저희는 많이 늦었어요.
인디애나가 시간도 1시간 빠른데다.
중간에 교통사고의 여파로 차도 많이 밀렸고요.ㅠㅠ
그래서 시어머니의 놀래시는 모습을 볼 수가 없었어요.
대신 식구들이 우릴 보고 많이 놀랬지요.
올 수 없다고 한 사람들이 바람처럼 나타났으니 말이어요.
가서 음식도 찍고 여러모습을 담고 싶었는데 늦게 도착했더니 이미 음식도 다 흐트러지고,
여러모습을 담을수가 없었네요.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주시고 시부님을 기쁘게 해 드렸나 봐요.
연신 시어머니는 믿을수 없는 일이라며 행복한 얼굴 이셨어요.
울 시아부지 젊으실때 참 멋지죠?
바로 이 모습을 보고 울 시어머니가 한눈에 반한게 아닌가 싶어요.
울 시어머니는 시아버님을 본 순간에 이 사람과 결혼하고 싶단 생각이 드셨데요.
인자하고 온화하신 울 시아버님의 모습을 보면 그 당시 어떤 여자라도 반할만 했을거란 생각이 들긴해요.
근데 , 왜 이리 멋진 모습을 울 남편은 받지를 못했을까요?
시아버님의 반에 반만 닮았어도 저도 울 남편한테 한눈에 반했을텐데 말이어요.
눈에서 하트가 뿅뿅 튀어나오는 그런 케미컬 말이어요. ㅎ
많이 아쉬울 뿐입니다.
암튼,누가 먼저 꽂혔건 필이 맞은 두 청춘남녀는
50년전 과거의 시간에 결혼을 하고 50년 이란 시간을 함께 했으니...
두분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어요.
무엇보다 두분이 복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고,
그 부부가 헤어짐 없이 행복하게 50년을 같이 산다는게 누구에게나 있을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
살다보면 삶에 지쳐 헤어지는 부부도 있을거고,
살다보면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을수도 있는거고.
지나간 세월을 아쉬워 하시기 보다는 당신들이 너무나 많은 축복을 받으셔서 좋은 인생을 보내셨다는 시부모님의 말씀을 들으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느낄수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결혼 했을때 시어머니께서 남편에게 주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납니다.
부부싸움하고 절대 잠자리에 들지 말라고.....
지금 생각해보니 현명한 시어머니의 조언을 뒤로하고 참 많이도 싸우고 잠자리에 들어가 등돌리고 잔적도 많았네요.
결혼20년에 아직도 기 싸움 하는 우리 부부이지만
앞으로 남은(?) 30년을 시어머니의 지혜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열심히 살아가렵니다.
두 분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길 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