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얘기

일본에서 온 선물들

향기향 2014. 1. 24. 06:49

                                                                      블로그에 한번 게을러지니 좀처럼 마음이 가질 않았다.

한번  안 올리기 시작하니  솔직히 뭐를 올려야 할 지도 모르겠고..

지나간 올린 글들을 보니 참 쓸데없이 이것저것 올렸단 생각에 괜시리 얼굴도 빨개진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내가 전문 블로그도 아니고 글 쓰는 사람도 아니고 그져 일상들을 끄적인건데...뭘?


그래 맞다!..내 기록들은 작은 일상의 기록들!

살며 겪은 나의 작은 기억들!

그리고 소중한 추억들!


한달에 한번이라도  작은 기억들을 올리려 노력해보자.

왜 이리 오랜 잠수중이냔 친구들의 물음이 미안해지니까....



나는 오후 3시만 되면 밖을 내다보는 습관이 있다.

내 시선은 우체통에 몰려있다.

오늘은 우체부가 어떤 소식을 가지고 올까?..항상 기대된다.

어라?..오늘은 우체부가 차에서 내려서 소포를 갖고오네...

뭐지? 뭐지?..뭘까? 우리집에 오는거 맞나? ..어라! 우리집 맞네!

문을 열며 내려 놓지도 못하게 손으로 받곤 감사하다 인사하곤  다시 문을 발로 닫았다.

선물!

선물이 왔다.

바다 건너 일본에서, 그것도 아주 늦은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박스가 오고 선물이라 생각하니 좋긴한데 발신인을 보곤 마음이 조금 불편해 왔다.


이 선물은 오카에시(お返し)이다.

일본의 관습중 하나인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았을때 꼭 답례를 하는 문화가 오카에시 이다.

실비아 가족에게 작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냈었다.

선물을 보내며 혹, 나중에 답례로 뭘 보내면 어쩌나 걱정 하지 않은건 아니다.

그냥 감사의 마음이니 잘 받았으면 그걸로 족했을텐데 말이다.


일본에 살고 있는 딸 친구 실비아의 가족들!!!

실비아는 내 딸에겐 무척이나 고마운 아이다.

우리 가족이 일본에 이사 갔었을 때 친구도 없이 외로워하는 딸 아이에게 먼저 다가와주고 친구가 되어 준 아이이다.

그 아이 때문에 딸 아이가 웃을수 있었고, 일본 생활에 추억을 갖을수 있었다.

게다 아이들은 아빠가 둘 다 미국인이란 공통점이 있어서 마음이 더 통했던것도 같다.

실비아의 아빠는 변호사로 언제나 실리적이고 직업답게 뭐든지 법을 따지는 사람이었고,

실비아의 일본인 엄마는 전형적인 일본인 이었다.

나랑 얘기하다보면 얼마나 허리를 굽혀 인사 하던지 실비아 엄마와 얘기만 하고나면 허리가 아플정도였다.

한국인은 너무 똑똑하다며 항상 나의 자존심을 올려주던 실비아의 엄마!

그럴때면 똑똑한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며 겸손을 부렸다.


한번의 한국여행에 푹 빠져 해마다 한국을 가며 정말 한국을 사랑했던 실비아의 엄마!

우리 가족이 일본을 떠날때 배웅하며 눈물 한가득 흘려준 정이 많던 실비아의 가족!


                                             

그렇게 헤어졌던 실비아가 플로리다로 대학을 와서 지난 추수감사절때 우리가 데리러 갔었다.

혼자 있을걸 생각하니 안된 마음이 생겼었다.

집 떠나 고생이었는지 작은 체구의 실비아는 더욱 말라있었다.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을 미국으로 왔으니 ..


먹고 싶은게 뭐냐 했더니 이것저것 말하기에 다 해먹였다.

그리고 실비아네 가족에게 작은 선물을 보냈는데 이렇게 정성스런 카드와함께 선물이 가득 와 버렸다.



 얌얌!!!! 이미 다 먹고 사라진 과자들.

울 똥군 누나 없으니 다 자기거라며 먹더니 진짜 다 없어지고 말았다.

요건 케키!..커피와 내가 다 먹어버렸다.

똥군이가 이걸 발견하곤 환호성을 질렀다.

엄마! 이걸로 얼굴 씻으면 얼굴이 엄청 차가워요.

엄마도 써 볼래요?

누나야 이거 봐라!..하며 사진 찍어 보냈더니..

똥군 누나가 그러네요. 

하나는 내것이니 넌 하나만 쓰라고.

그것도 안되겠는지 제게 카톡을 날립니다.

하나 뺏어서 숨겨 놓으라고.


실비아 엄마!..히로미상! 보내주신 선물 잘 받았습니다. 

맛있는 과자 잘 먹었고,무엇보다 보내주신 정성에 감사합니다.

실비아와 메겐의 우정이 언제까지나 이어지고,

 그 우정이 앞으로도 영원히 아이들의 행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일본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돌아 갔던 일본  (0) 2015.04.10
일본을 떠나며...  (0) 2011.05.29
일본의 어린이 날 행사 코이노보리(잉어연 날리기)  (0) 2011.05.05
예쁜 꽃 사진 모음집  (0) 2011.05.05
도쿄 국립 서양 미술관  (0) 2011.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