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얘기

다시 돌아 갔던 일본

향기향 2015. 4. 10. 05:20

난 내가 살던 곳이 무척이나 그리웠다.

떠난 순간부터 너무나 그리웠다.

3년반이란 시간을 살며 그안에서 걸었던 거리들...

스쳤던 인연들...

그리고 그 안에서 운명이 되어 만났던 사람들....

매일 마음속에서 그리워 했고, 꿈 안에서도 그리워 했다.

언젠간 한국을 방문 하면 꼭 시간 내어 다시 가고팠던 곳이다.

방사능이 넘쳐나는 나라를 왜 가냐는 언니의 잔소리를 뒤로하고 아들은 한국에 남겨 둔채 딸과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경비를 아끼기 위해 더 싼 비행기를 탈까 생각해 봤지만, 싼 비행기는 결정적으로 하네다 공항행이 없었고.

키가 큰 딸 아이에게 좌석과의 간격이 좁은 저가 비행기는 불편할거란 얘기에,

 얼마 더 주고 편안한게 다녀오는게 나을 듯 싶어 일본항공을 이용하기로 결정.

생전처음 타 본 일본항공!..

아침 첫 출발이라 좌석은 텅텅 비어 약간 썰렁함이 느껴졌던 기억이 난다.

일본에 도착 하기도 전에 일본을 느껴본다고 아침부터 맥주를 마셨다. ㅎㅎ 

 에비스 맥주의 시원함이 아직까지 느껴진다.

멀리 보이던 후지산 정상!

참으로 많이 본 모습인데도 다시  또 보니 반가웠다.

언젠가 여름 시누이가 일본에 왔을 때 남편과 시누이는 후지산에 올랐었다.

워낙 운동들을 하고 사는 사람들이기에 산을 오르는데 문제 없었지만, 

저질 체력인 난 자신이 없어 시도 하고 싶은 마음 조차 없었던 곳.

나중에 찍어 온 사진을 보며 언젠가는 한번 오르리라 마음을 먹은 곳 이었는데....과연! 그런 날이 올까싶다.

두시간 남짓 비행에 도착한 하네다 공항!

목적지 까지는 셔틀버스로  한시간이며 충분하기에 일부러 하네다를 선택했다.

공항 와이 파이를 이용해 친구에게 11시 출발 버스를 탈 테니 사가미 오노역에서 만나자 카톡을 보내고 버스에 올라탔다.

눈에 익은 건물이 들어왔다.

아~~ 내가 살던 동네에 들어 왔구나.

건물 뒷편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이 동네를 휘젓고 살았었는데....

이세탄 백화점 사가미 오노점.

숙소로 들어가기전 점심을 먹자며 친구가 데려간 곳.

일본 살 때 즐겨 가던 곳이다.

역시 스시의 원조국 답게 모든것이 입에서 녹기 시작했다.

너무나 먹고 싶었던 우니를 정신없이 맛있다를 연발하며 먹으니 ..

사진상엔 세 접시이지만 실제론 5접시를 더 시켜버린 내 친구.

자기는 우니가 별로니 나보고 다 먹으란다.

이미 시켜버린 우니를 물를수도 없어 덕분에  우니에 제대로 질려버려 1년이 다 되가는 이 싯점에 우니가 그립지 않다. ㅋㅋㅋ

점심을 먹고 다시 돌아 온 캠프 자마.

일본에 산다고 처음 도착 했을 때 정확히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그져 도쿄 근교라고만 알고 왔던 그 곳

하루 50불 짜리 호텔에 짐을 내려 놓고

살던 동네를 둘러 보러 나가야지

내가 3년 반동안 살았던 아파트.

지진이 올 때면 아파트가 지진에 맞게 건축이 되어 빙빙 돌았던 기억이 난다.

대지진 이후 친구의 안부를 묻냐 전화 했을 때 친구의 대답이 그 땐 건물이 도는게 아니라,

 계단 하나씩 오를 때마다 그 계단이 무너지는 느낌이라 했었다.

그리고 다시 몇번의 지진을 경험하고도 자긴 건재 했다면 의기 양양하던 내 친구. 


이 계단을 내려 오며 아이들 스쿨 버스가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는데...

버스에서 내리며 날 발견하면 손을 흔들어 주던 울 아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엄말 보며 작은 손을 흔들어 주던 그 꼬맹이는 이제 키도 훤칠하게 올라가 버렸고, 

세상을 다 아는 것처럼 잘난척을 하고 있다.

자동 판매기 천국의 나라 답게 아파트 입구에도 자판기가 설치 되어있었다.

캠프 자마 뒷문을 걸어 나와 소부다이마에 역까지 걸어가는 중에 있던 너무나 일본스러운 집.

항상 기억속에 있던 집조차 다시 본다는게 무척이나 반가웠다.

누군지도 모르고 한번도 본 적도 없는 집 주인은 건강할까란 마음이 든 건 왜일까?



새롭게 단장을 해서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되어 버린 소부다이마에역

변한 모습에 진한 낯설음을 느껴야만 했다.

춘천에 도착해서 변한 남춘천 역의 모습을 보며 그 당혹함을 어찌 할 지 몰랐는데 그 같은 마음을 여기에서도 느낄 줄이야.

일본 땅에 있지만 일본과는 또 다른 캠프자마 영내.

우편함도 미국용이다.

친구들과 동네 한바퀴 돌고 이 날은 이렇게 맥주 한잔과 핫윙으로 하루를 마쳤다.

많은 걸 기대하며 여행하려 온 일본이 아니었다.

그냥 조용히 내가 살던곳을 느끼며 그 때의 일상을 다시 한번 느껴보는 그런 소소한으로 일본에 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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