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g&Nate/똥君 이야기

패배의 뜨거운 눈물을 흘린 내 아들

향기향 2011. 10. 12. 06:30


지난 일요일 내 아들 똥君의 야구경기가 있었다.

지역 청소년 그릅에서 운영이 되는 야구팀의 일원인 똥君!..

일요일날 게임을 지고 돌아 오는데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게임에 져도 한번도 울지 않던 아이가 울기 시작하니 난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왜 울어?..하고 조심스레 물어보니..

엄마!..난 다른팀엔 져도 상관 없는데 오늘 한 팀하고는 꼭 이기고 싶었어.

순간 난 아들이 왜 우는지 알기에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다.

그 팀은 지역 청소년 최강 팀이고 울 아들은 그 팀의 일원으로 있다가,

실력 미달로 다음 시즌에 그 팀에서 받아 주질 않았다.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지만 난 놀랐다.

한번도 그것에 대해 얘기 한적이 없는 아이였는데,

나름의 상처를 갖고 자기를 받아 주지 않은 팀을 이기고 픈 열망이 그리 많았다니...

그것도 다 이겨가던 게임을 졌으니 얼마나 아쉬웠을까?..

울게 내버려 두었다.

지금 흘리는 눈물이 비록 아플지라도 언젠가는 값진 눈물이 될테니...


어디 세상사가 그리 만만하랴..

아이들 키우며 좌절을 겪지 않고 곱게곱게 승승장구 하며 살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인생에서 때때로 겪었던 좌절감들이 경험 할 때는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그런 경험들로 인해 세상사가 쉽지 않고 더 노력해야 하며 더 나 자신을 돌아 봐야 한다는걸

시간들이 지나며 깊게 경험하지 않았던가?


집에 돌아와서 다른곳에 가 있는 남편과 통화를 했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가 안방에 들어가서 똥君 안들리게 얘기 해 주었다.

울 남편이 웃는다. 

웃으며 그런다.That's my son!!!!! (그게 내 아들이라고)

아무 생각 없이 사는 녀석인지 알았는데 승부의 세계에서 눈물 흘린게 흡족한가 보다. 

난 아들이 울어 마음이 아픈데 아들이 울었다고 좋아하는 아빠는 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