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a chip off the old block
직역하면 덩어리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이다란 말이 되겠지만,
의역하면 "난 부전자전 이어요"란 뜻이다.
사실, 이 표현을 안지가 얼마 안된다.
아들과 대화중 나온 말이다.
직역을 해선 뭔 뜻인지 알았지만 아들의 설명을 듣고야 부전자전이란 뜻 이란걸 알게 되었다.
아들은 아빠를 너무나 좋아한다.
집에 없을때가 더 많은 남편이기에 아들은 항상 아빠의 부재를 제일 아쉬워한다.
아빠가 없는걸 알면서도 학교 갔다 집에 오면 항상 아빠를 부르며 집에 들어온다.
남편이 집에만 돌아오면 누가 그 아빠 아들 아니랄까 착 달라 붙어 떨어질줄 모른다.
항상 떠나 있는 남편은 우리 가족의 안위가 제일 우선 순위이다.
내가 할수 있는것들도 남편이 해 놓고 가야 안심을하고..
그래서 난 남편에게 10년 걱정으로 사는 사람이라고 놀려댄다.
그러면 남편은 내게 아무 생각 없이 사는 맘 편한 아줌마라고 응수한다.
집을 떠나기전 남편은 항상 똥군에게 신신당부한다.
아빠가 없을땐 네가 이집에 가장이고 남자다.
누나와 엄마를 네가 잘 지켜야한다...그게 네가 할 일이다.
남편이 워낙 심각하게 얘기하니 울 똥군은 정말 자기가 대단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 생각한다.
그렇게 말하면서 돌아서며 웃겨 죽겠다는 남편의 얼굴을 똥군이 봤어야 하는데....
그래서 남편만 떠나면 똥군의 책임감은 시작된다.
차에 기름 떨어지기전에 기름 넣어야 한다고도 하고.
내가 운전하면 소중한 아들이 탔으니 운전 조심하라 하고.>.<
쓰레기차 오는 날이면 방방 구석구석 다니며 쓰레기를 다 모아다 내어놓고...
저녁에 잘때 문 잘 잠겼나 확인하고.
무엇보다 힘쏀 지누나한테 훈교한다.
숙제는 했느냐?..학교에서 찝적대는 머스마는 없느냐?
아빠를 실망시키면 안되니 딴 짓 하지말고 착하게 공부 해야한다. ..그러다 한대 맞았다.
맞고는 억울 했나보다.
왜 누나한테 까부냐 물었더니..
자긴 까분게 아니고 아빠가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라며
I'm a chip off the old block 이라고 이야기한다.
무슨 뜻이냐 물었더니..
아들은 아버지의 전철을 밟으며,
그 아빠가 어떤 모습을 보여 주었냐에 따라 좋은 뜻이 될 수도 나쁜 뜻이 될 수도 있단다.
그래서 자기는 아빠가 보여준 그 모습 그대로 따르고 싶단다.
너무 기특하고 너무 예뻐서 난 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냥 얼굴에 미소만 잔뜩 지으며 바라만 보았다.
무슨 말이 더 필요 있으랴?
오늘 밤도 이 녀석 때문에 맘 편하게 잘 잘 수 있을 것 같다.
이리 든든하게 지켜주니 말이다.
' Meg&Nate > 똥君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 욕좀 하지 마세요..똥군의 반란 (0) | 2012.01.26 |
---|---|
내 아들은 만년 후보선수이지만, 그 아비에겐 언제나 주전선수이다 (0) | 2011.11.01 |
패배의 뜨거운 눈물을 흘린 내 아들 (0) | 2011.10.12 |
아빠! 따라 해 보세요. 누.렁.지. (0) | 2011.09.20 |
반(半)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 하는 아들 (0) | 2011.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