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얘기

뉴멕시코주의 아름다운 고원도시 산타페 방문기

향기향 2011. 11. 15. 08:09

지난 7월 이후에는 여행다운 여행을 하지 못해 마음 깊히 불만이 쌓여가고 있었다.

그동안 시간은 있었어도 아이들이 학교에서 하는 운동 때문에 어딜 간다는 건 불가능 했었다.

주말에 어딜 가자는 남편의 말에 난 두번 생각않고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목적지는 집에서 자동차로 100키로로 달려 5시간 떨어진 뉴멕시코주의 고도 산타페이다.

해발 2100미터의 고원도시 산타페!

도시 전체가 예술로 가득찬 곳!

인구의 절반이 스페인계 그리고 네이티브 어메리칸(인디언)!

이국적인 아주 독특한 혼합문화를 갖고 있는 곳!

왠지 거리만을 걸어도 내가 예술가 되어 있을거란 착각을 흠뻑 먹게 하는 그곳!


미국의 유명한 토크쇼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가 산타페를 찬양하며 한 말이.

당신이 예술가라면 산타페를 가야한다고 하지 않았나?

예술가가 아니라도 산타페를 간다면 이미 예술가의 영혼을 갖고 있는거라고 하지 않았나?


 이멋진 도시의 이름을 처음 들은게 아쉽게도 일본 여배우의 누드집을 통해서였다.

물론, 본 적은 없지만 아주 오래전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뜨겁게 화제가 되었기에 산타페란 이름은 내 기억에 각인되고도 남았다.

 그리고 현대 자동차의 주력 상품인 산타페를 통해 항상 익숙한 이름으로 다가 왔었으니....

괜시리 산타페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버렸다.

예술과 종교의 성聖스러운 도시를 성性스런 도시로 처음 알았었고, 자동차의 이름만으로 알아 왔었으니.

그래서 난 오자마자  그 동안 오해하고 무식했던 것 미안하다고 사과부터 해 버렸다.


THE GEORGIA O"KEEFFE MUSEUM

가족들에게 말을 안했지만 내 여행의 목적은,

 미국 현대미술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조지아 오키프를 만나기 위함이었다.

"꽃을 들여다 보면 당신의 우주가 보일 것 이다"라고 한 조지아 오키프.

그래서인지 그녀의 작품엔 꽃이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온전히 조지아 오키프를 만나는건 무리였다.

조지아 오키프가 누군지 모르는 남편과 아들은 무심코 따라 들어왔지만 이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제서야 난 깨달았다.

이런 여행은 뜻이 맞는 친구와 와야 한다는 걸.....

다음엔 조지아 오키프를 더 많이 알고 다시 오리라 마음 먹으며 아쉬움을 달래 버렸다.

산타페가 유명한 이유는 오래 된 도시답게 유명 박물관과 화랑들이 많이 있고.

독특한 스페인 문화와 인디언 문화가 많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실지로 곳곳에 위치한 박물관에 전시 되어 있는것들을 보면 서부 개척시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남편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어 좋았다고 했고,

관심 없어하는 똥군에게 이것이  미국의 역사라며 열심히 설명도 해 주었다.


New Mexico Museum of Art네에 전시 되어있던 조형물의 모습이

독특한 아도비 스타일의 건축물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많은 여행객들이 산타페에서 인상적인 것이 아도비 스타일 양식이었다고 한다.

산타페의 핵심이 독특한 건축에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집이 바로 이런 아도비 스타일의 집이기에, 

솔직히 이런 건축양식이 큰 매력으로 다가 오지는 않았다.


New Mexico Museum of Art 외부의 모습!

아도비의 주재료는 흙과점토 그리고 밀짚으로 구성되었고 거기다가 Stucco회반죽을 칠한다.

일교차가 심한 고도의 사막 지대에 적합한 단열이 잘 되는 건축양식이라 한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듯하며 적당한 기온과 습도를 유지 해 준다 한다.

 한국의 옛날 토담집들이 떠 올랐다.

자연 친화적인 모습이 왜 이리 흡사하다 느껴지던지?

왠지 건물의 모습이 뭉퉁뭉퉁하니 마음 좋은 뚱뚱한 아줌마의 모습같아 편안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오늘도 껌딱지는 아빠한테 달라 붙어 떨어질 줄 모른다.

난 걸음도 늦고 찍고 싶은 사진도 많은데 울 식구는 내 마음도 모르고 자꾸 내게 빠른 걸음을 재촉했다.

아도비 스타일이 아니면 건축 허가가 나지 않는 이곳.

무슨 건물인가 들여다 보았더니 주차장 이었다.

예쁜 대문이 인상적이라 앞에가서 서 보랬더니 어김없이 까부는 똥군이다.

어딜가나 대문들이 나의 시선을 끌어 당긴다.

언제나 그랬다.

참 이상하다.

예쁜 대문을 보면 그냥 지나가지 못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 문을 통해 들어가고 나가고 했을까?

갓 구운 빵 한 봉지를 들고 나가며 분명 구수한 빵내음에 행복했을 것 같다.

아주 오래 된 집의 저 빨간 대문 !

열어 보지는 못하고 문틈 사이로 안을 들여다 보다가 딸한테 이상한 아줌마 취급을 받았다.

왜 남의 집을 훔쳐 보냐고 타박한다.

단지, 누가 사나 궁금 했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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