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내 얘기들

새나 쫓으며 하루를 보내다.

향기향 2012. 5. 1. 10:48



어린 시절 언젠가 새를 키우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아마, 미국 드라마 어느 한 장면 이었나?

여자 주인공이 아름답게 꾸민 거실 한켠에 새를 키웠는데,

왜 그게 어린 시절 환상으로 보였을까?

하지만 현실과 꿈은 다르니..



이름도 모르는 저 새는 벌써 세번째 여름을 우리 집에서 보내고 있다.

하지만 환영 받지 못하고 우리 식구로 부터  미움을 받고 있으니...

바로 우리 현관 위에다 집을 짓는다.

집을 짓고 새끼를 낳는건 좋은데 문제는..

우리 현관이 자기네 화장실인지 안다.

집을 짓기 위해 수도 없이 진흙과 나무가지를 퍼다 날르며 똥까지 싸대어서 우리집 현관은 항상 저 모양이다.

얼마전 집에 들어오던 한까칠 딸래미한테 실례를 해버려서 딸은 볼 때마다 "난 너희를 싫어한다"를 연발한다.

바깥 수돗물에 호수 연결해서 똥까졍 싹싹 닦아 버렸지만..

하루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듯 말짱 도루묵!!!

현관문은 얼마나 물로 씻었는지 페인트가 다 벗겨져 버렸다.

사실, 울 집 현관이 새들이 지내기엔 아주 안성맞춤인 곳이다.

현관이 길면서 지붕까졍 있어서 바람도 막아주고 비도 막아주고..

새들이 새대가리가 아닌가 보다. ㅎㅎㅎㅎ


자기네를 미워하니 요즘은 울 식구만 나타나면 잽싸게 도망도 간다.

사실은 똥군이 새들한테 물을 뿜었다. 

그래도 새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원래부터 자기들 집이었으니 말이다.



청소하며 중간중간에 들어와 저녁도 만들고.

저녁 만들어 놓고 나가야 하기에 마음이 바쁘다.

무엇이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 나는데...뭘까요?

짜잔~~~~ 맛나는 비프스튜가 보글보글 끓고 있어요.

혹, 레서피 필요한 분을 위해..

고기는 적당히 썰고, 야채도 적당히 썰고 ,와인 적당히 넣고, 적당히 맛 잘 보면 됩니다. ㅎㅎㅎㅎ

앗 !!!! 그리고 맨 마지막에 남이 안 볼 때 미원 한숟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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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입니다.ㅎㅎㅎㅎㅎ

새 쫓고 저녁 후딱 만들고  전 밖으로 고고씽~~~~~

아직 생일 며칠 남았는데 친구가 생일 파티 해 준다해서 나갔어요.

아이들은 수영 갔다 늦게와서 저녁은  좐사마 혼자 먹고,

집에 왔더니 너무 맛나다고 내일 점심으로 먹는다고 얌전히 도시락을 싸놓았더라고요.


암튼, 생일 파티 아주 근사한 스시집에서 했는데 먹느냐 바빠 사진은 없어요.

사막에서 먹는 스시 가격 장난 아니었고요.

그래도 비싼만큼 맛은 그런 데로 괜찮았어요.


아무리 험난한 곳을 가도 좋은 사람 하나만 만나면 그곳에서 잘 지낼 수 있다 하더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사막에 이사오며 스트레스도 많고 과연 어떤 사람들을 만날까 걱정도 많았지만,

전 정말 복있는 사람입니다.

어딜가나 진정으로 마음을 나누며 힘들 때 위로가 되고 기쁠 때 같이 웃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날수 있었으니까요.

친구야!... 오늘 저녁 정말 고마웠고, 예쁜 선물도 정말 고마워~~

올 여름 이곳을 떠나며 또 이별을 하겠지만 내 마음속에 한번 들어 온 사람들은 쉽게 나갈 수 없단다.

내 마음속 깊숙히에 콕 박히면  나올 길 찾는 건 조금 어렵지 않나 싶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