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g&Nate/똥君 이야기

아이들이 미국학교에서 듣기 싫은 말이 있다.

향기향 2013. 6. 9. 06:53


이 학교는 울딸이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에요.

아주 멋지죠?

아마 이 시골에서 가장 큰 건물일 거에요.

지은지 몇년 안되는 신축 건물이어요.

듣기로는 총건축비용이 30밀리언 들었다고 들었어요.

시골에 왜 이리 큰 비용을 들여서 고등학교가 세워 졋냐면요.


사실, 이 학교에는 아픈 역사가 있어요.

미국 중남부에는 봄만 되면 토네이도가 심하게 불어요.

97년 토네이도가 이 지역을 강타했고,

그 당시 미쳐 귀가 하지 못한 8명의 아이들이 토네이도의 희생자가 됩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 지역을 급하게 방문하며 지역 주민에게 약속을 합니다.

가장 튼튼한 고등학교를 다시 세워 주겠다고...

학교 방문자 센터에 들어서게 되면 이 학교의 심볼과 함께 그 당시 희생 된 아이들의 이름이 함께 걸려 있습니다.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는 글귀와 함께....







아이들이 학교 생활을 하면서 듣고 싶어하지 않는 말이 있어요.


언제나 모범생인 딸 아이는 항상 우수한 성적을 유지합니다.

모든 걸 두루 잘 하지만,

가장 잘하는 과목은 수학이어요.


공부를 대강 잘하는 똥군도 그 중 가장 잘하는 과목은 수학이어요.


딸아이가 어느날 이렇게 애기합니다.

짜증나!!!!..

엄마!! 아이들이 내가 수학을 잘하는 이유는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엄마가 한국인 이래서 나하고는 상관없이 잘 할 수 밖에 없데.

걔네들은 내가 수학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몰라.

근데 내 노력과는 상관없이 내가 오로지 한국 엄마 머리를 물려 받은덕에 잘 할 수 밖에 없다고 얘기하니 그런 편견이 어디있어?

왜 아시안들은 수학 머리를 타고 태어났다고 생각하는지 난 도저히 이해 할 수 가 없어.

우물안 개구리들(한국말로)..바보같은 개구리들.....화가 많이 났나봐요.


화가 날 수 밖에....

울 딸의 수학 머리는 절대 내 머리가 아니거든요.

난 수학을 아주 싫어했어요.

얼마나 싫어했으면,

 수학에 대한 공포에 아직도 고등학교 수학 시간 칠판 앞에서,

 수학 선생님이 내준 수학 문제를 못 풀어 쩔쩔 매는 꿈을 꿉니다.

그것도 아주 자주....



울 쫜 역시  딸 아이의 수학 머리는 자기 머리에서 온게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나보다야 백배 수학 능력이 뛰어난 쫜이지만,

 (그 옛날 데이트 시절 난 수학을 싫어한다고 했더니 종이에 수학 문제 쓰곤 풀어 보라고 했던 일을 난 잊지 못한다.결국 못 풀었지만..) 

지금 딸 아이가 배우는 수학은 자긴 대학생 때 배웠지만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얘기하며 딸 아이의 수학 머리는 그 아이 자체지 누군가에게서 받은게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니 딸이 억울 해 할 만도 할 것 같아요.


옆에서 듣고 있던 똥군이 한마디 합니다.

그럼 내 수학 머리도 엄마아빠한테서 나온 건 아니지요?

지아빠한테 꿀밤 한대 맞아 버렸어요.

똥군의 수학머리는 아직은 지 애비한테 배워서 나오고 있는 중입니다.


똥군은 항상 그래요.

뭐든 오래 설명하면 이해해요.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렇지.


딸아일 보고 남편이 얘기합니다.

저 아이의 머리는 어디서 나온지 모르겠다고.

난 절대 아니라고 손사레를 치면 남편 역시 아니라고 손사레 칩니다.

딸 아인 그냥 딸 아이 자체라고 이야기 합니다.


똥군을 보곤 ..

저 아이 머리는 아마 당신을 닮은것 같다고 했더니

 울쫜이 그럽니다.

똥군은 다른건 다 자기 닮았는데 머리만은 엄마를 꼭 빼 닮은것 같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데 조금은 인정해야 할  것도 같아요.

(저도 뭔가 이해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거든요)


누가 누굴 닮고  그런게 뭐가 중요한가요?

그냥 내 아이들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뭐가 강한지, 뭐가 약한지,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는지, 부모로써 잘 파악하고

항상 아이들에게 용기를 불러 일으켜주며,

옆에서 잘 지켜 봐 주면 되는 것 을....

그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암튼, 미국 학교에선 보편적으로 아시안 들이 수학쪽으론 우세를 보이는 건 사실이어요.

그러다보니 아이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수학을 잘하는 아시안들을 보면 잘하는게 당연하단 인식을 갖어버리더라고요.

그 것 또한 눈에 안보이는 편견 일수 박에 없는 것 같아요.


아시안들은 다 똑똑하단 편견

언뜻 듣기엔 좋은 말 같지만,

그런 편견들이 아이들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규정 지어지면

아이들이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그 사회의 일원이 되었을 때,

  하나의 편견으로 아이들에게 제약이 될 수 있단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