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내 얘기들

못말리는 미국인 남편의 보이스 피싱 대처법

향기향 2012. 1. 25. 13:03

며칠전 저녁을 하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발신자 번호를 확인하니 처음 보는 번호이고 상대방의 이름은 중국계인것도 같았고...

하루종일 집에 있다 보면 끊임없이 벨이 울린다.

집으로 오는 전화는 거의 모든 전화가 광고 전화이기에 번호 확인하고 왠만하면 받지를 않는다.

몇번이 더 울리니 남편이 전화를 받는다.

첨엔 누군지 긴가민가 하던 남편이 갑자기 기쁜 목소리로 그래!..그래!..브라더 잘 지냈어?..하고 묻는다.

미국에서도 친한친구들과의 사이에서는 브라더 어쩌구 하니... 아는 사람이구나 하고 말았다.(속으로 아는 중국인도 있었나 하면서)

계속되던 남편의 반응이다.

응!!..와~...그래?...대단한데~~ 아프리카에 투자하면 금방 부자가 될 수 있구나...좋은 생각인데!..우와~ 그래서?

뭔가 남편이 훅 달아 올라가고 있는 느낌이었고 목소리는 하늘을 날고 있었다.

왠지 뭔가 오버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하지만 정말 아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지 알았다.

힌참을 무어무어라 대화를 하더니 잠시후...어쩌냐?...나 돈 없는데....

니가 좀 꾸어줄래?..이익 생기면 이자까지 잘 쳐서 돌려줄테니....

무엇보다 우리 형제 아이가?..니가 좀 꿔줘라..나 돈 없어서 은행 계좌도 없어 아프리카로 돈 못보낸다.

그쪽에서 뭐라뭐라 했나 보다.

남편이 대답했다.

오우!..미안!...참!..나!!. 형제 없다.. . 내가 나이가 드니 건망증이 생긴거같다...나 외아들인데...전화 잘 못한거 같은데..너 누구냐?

니 시간 낭비하게 해서 미안~..하며 남편이 전화를 끊었다.

남편이 전화를 끊자마자 딸과 나는 미친듯이 웃기 시작했다.

난 당신이 정말 아는 사람과 대화하는 줄만 알았어. 듣다보니 그게 아니잖아..라고 하니 남편의 대답이 더 웃긴다.

그냥 내가 오늘 좀 심심해서리....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딸과 나는 눈을 마주치며 우린 고개를 어이 없다는 듯 양옆으로 저을 뿐이었다.

못말리는 남편에 못말리는 아비를 뒀단 표시였을거다.

보이스 피싱 징허다..미국까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