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얘기

똥군의 캘리포니아 여행기(III)

향기향 2012. 7. 26. 07:00

게으르다 게으르다해도 이렇게 게으를수가 있을까?

딱 한달전에 한 여행의 마무리를 이제야 하다니...

그래도 남겨 놓아야지...내 기억에 남겨 놓으려면.....

LA에는  Japan town이 있었다.

호기심에 잠깐 들러봤는데.

아주 작은 공간 이었지만 분위기는 여기가 일본 이라는걸 말하고 있었다.

살짝 고즈넉 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일본에 살 때 혼자 참 많이 돌아다녔다.

남들은 이상하다 생각하겠지만, 난 혼자 다니는 걸 무척이나 즐겼다.

친구와 떠들며 다니는것도 좋았지만,

때때로 혼자 다니면 더 많은걸 온전히 즐길수가 있기 때문이다.

시간도 절약이 되고 혼자만의 개똥철학에도 빠져 볼 수 있는 그런 시간들..

그러다 살짝 힘이 들거나 뭔가 달콤한 걸로 기분을 돌리고 싶을때,

언제나 빵집에 들어갔다.

달콤한 생크림 한 조각과 커피는 언제나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는데,

일본 떠나며 생크림 케잌이 어떤 맛인지 잊어 갈 즈음...


앗!!!..반가워라!!!!!

너무나도 먹고싶었던 생크림 케잌을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이야.

스치로폼에 담아줘서 약간 비주얼은 떨어지지만..

맛은 최고 완전 최고!!!!

일본 분위기 물씬 나는 곳에서 생크림 한 조각 먹으니 완전 일본에 돌아간 기분..좋았다.

그리고 들른 일본 마켓 안에서 시킨 우니이다.

우니의 맛을 알 때 쯤 일본을 떠나며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왜 그 맛을 늦게 알아 가지고?

진즉에 알았다면 더 사랑해 줬을 텐데..

반가움에 망설임 없이 시켰지만..

저건 우니가 아니었다.

큰 기대를 하고 한 입 크게 벌리며 넣었지만...

향이 없었다. 

우니 그 특유의 향이 없었다.

더 깊어야 할 맛이 나다 말았으니, 아쉽지만 어쩌랴....


울 딸이 언제나 즐겨 시키던 쇼유라멘.

이것도 별로...

난 다른건 괜찮은데 돈 내고 사 먹는 음식이 맛이 없으면 이상하게 엄청 투덜댄다.

내가 돈 낸게 아까워 그런다.

나의 투덜거림이 어김없이 시작되니 딸이 한마디 한다.

엄마! 여긴 일본이 아니어요. 뭘 기대하세요?

엉!!!..미안!!..내가 좀 굶주렸었거든... ㅠㅠ

점심을 먹고 도착한곳.

LA 레이커스의 홈구장인 스테이플 센터다.


아이들은 전설의 스타 매직 존슨 동상 앞에서 이 포즈 저 포즈 취하며 즐겨운 시간을 갖었다.

그러다 문득 계획에도 없던 게임이 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이 날은 게임 스케줄이 없는 날 이었다.


그러더니 LA다져스의 야구 게임을 보겠다 한다.

헉 !!! 야구 게임을 ?

몇 시간씩이나 야구장에 앉아 보고 싶지 않은데.....

너무나 보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성화에 스케줄을 보니,

아구야!!!... 하필이면 오늘 저녁에 게임이 있구나.

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열망을 뒤로 하고 HJ언니와 난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둘 다 야구장에 앉아 있고 싶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확답을 바라는 아이들에게 답은 못하고 생각해 보겠다며 이른 저녁을 먹으러 갔다.

그런 와중에 언니와 난 머리를 맞대었다.

어떻게 해야 안 갈 수 있는지에 대해...


아이들 실컷 먹으라고 온 고기 부페집.

실컷 먹는게 아니라 완전 스트레스만 받고 온 곳이다.

고기맛은 뭐 그럭저럭!!

하지만 무제한 고기집이란 말만 좋게 서비스는 완전 꽝!!!!!

셀프 서비스가 아닌 서빙하는 분께 고기를 가져다 달라고 해야지만 갖고 오는데..

문제는 한 판 구워먹고 다시 추가 주문하면 최소 20분 이상은 지나야 고기를 리필 해 주었다.

먹을 땐 계속 먹어 줘야 하는데, 먹는게 흐름이 끊기니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HJ언니와 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우리 있는건 시간 뿐이다.

우린 천천히 먹을 것 다먹는거야.

그리고 천천히 먹으며 아이들에게 야구장 가는 걸 잊게 만드는거야.

시간 지나서 아이들에게 어쩌나 미안해서? 

먹다보니 시간이 다 지나서 야구장 못가겠다 그리고 여기서 좀 멀잖아..

뭐 그렇게 둘러 대려 했는데...

한통의 전화때문에 우린 서둘러 고깃집을 나와야했다.


울 똥군이 그 사이에 지 애비한테 전화를 한 모양이다.

전화 내용을 들으니 우리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울쫜이 뭐라뭐라 했나 보다.

똥군이 대답한다.

예!...우리 지금 저녁 먹고 있어요.

이것 먹고 게임 보러 갈거에요.

HJ언니와 난 눈을 서로 맟추며 선택의 여지가 없을을 알게 되었다.

아이를 실망 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래!!..저녁도 맛도 없었는데 가자.

LA다져스 홈구장으로 고고~~~


표를 살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일단은 갔다.

차가 밀리기 시작했다.

차가 밀리는 걸 보니 가까이 왔음을 알 수 있었다.

 HJ언니와 이곳에 오며 우린 아이들을 떨구어 놓고 다른것 하다가 아이들 픽업이나 하러 오자고 했었다.

하지만 점점 늘어 나는 차량들과 막상 주차장에 다다르니 도저히 이 많은 인파들을 뒤로하고 나중에 어디서 만난다는 자체가 불가능 해 보였다.

그래!! 보자!!! 봐!!!!!

오늘은 어김없이 야구 게임을 봐야만 할것 같다.


야구장이 꽉 차지는 않았지만 열기는 후끈했다.

이 날 게임은 시카고 화이트 삭스와 치루어졌다.

초반에 지던 다져스는 막판에 극적인 역전승을 하게 되고.

야구 게임장 안오려 버티던 내 자신이 부끄럽게 솔직히 아들보다 더 즐기고 말았다.

분위기에 휩싸여 같이 응원도 하고 파도 타기도 하고 막 소리도 지르고,

스트레스가 다 날아간 버린 느낌이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시간은 11시가 다 되어있었다.


집에서 이삿짐 정리하던 울쫜도 티비로 같이 시청하고.

똥군과 전화 통화하며 울쫜이 한마디 한다.

니가 부럽다고....

아무래도 홈구장에서 승리는 무엇보다 기쁜 일 일거다.

인증샷도 한방 찍고.

LA여행 중 최고가 다져스 게임 본거라 하니 안 데리고 갔음 어쩔뻔 했는지...

HJ언니 고마워요~~~~

울 가족에게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 주셔서....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길

아리조나 어딘가에 있던 IN-N-OUT 햄버거집

가까운 지인이 하도 극찬을 해서 가봐야지 했던 곳이다.

난 햄버거가 맛있어 봤자 햄버거이기 때문에 기대는 없었는데....

기대 안한게 다행이었다. 

그냥 보통의 햄버거 맛이었다.

고기를 얼린 걸 사용 안하고 어떤 특정 부위만  사용 한다고 하는데,

다른 햄버거와 다른점이라면 그냥 느끼함이 덜 한 느낌 딱 그 정도였던 기억이 난다.

먹으라면 먹겠지만 우와!..하고 먹을 정도는 아니란 얘기다.

이걸 먹고 뉴멕시코주를 건너 텍사스 우리집 까지 왔으니..

캘리포니아 여행기는 여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