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곳은 미국 남부 Alabama에 있는 Enterprise 라는 곳이어요.
알라바마는 cotton states라 불릴 정도로 목화재배가 활발 한 곳이어요.
바로 이 목화 때문에 흑인들이 미국 남부로 노예로 끌려오게 되었죠.
남부에는 아무래도 흑인 인구가 다른 곳보다 많이 있지만,
알라바마의 주도인 몽고메리에는 흑인의 비율이 인구의 50%나 된다고 합니다.
알라바마는 Deep South라고도 불리고요, Bible belt라고도 불리고요, Red neck들이 살고 있습니다.
Deep south란 말은 문화적 지리적으로 미국 최남부지방에 속한단 얘기고요.
Bible belt란 말은 기독교 신앙이 아주 강한 곳 이란 얘깁니다.
Red neck이란 말은 남부에서 농사짓는 농부를 말하는데 "남부촌놈"이란 의미가 있어요.
좀 더 디테일하게 얘기하면 남부 밖에 모르는 무식한 백인 노동자들을 이야기 한다고 할까요?
전 이 말이 좀 인종주의적인 말 같아 사용 한적이 없는데 오히려 이곳 백인들은 스스로를 그렇게 부르더라고요.
그래도 자신이 그렇게 부르는것과 남이 부르는건 큰 차이가 있겠지요?
미국 최남부 지방에 속하다 보니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보수적인 편이고요.
기독교 신앙이 강하다 보니 도박도 못하고 그 흔한 복권도 여기서는 구입 할 수가 없어요.
복권을 합법화 하긴 위해선 알라바마 주민들이 투표를 해야하는데 몇번 시도를 했지만 번번히 통과하지 못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주 경계선에 가까이 사는 사람들은 플로리다나 조지아 테네시로 갑니다. 오로지 복권을 사기위해서.......
암튼, 눈감고 코끼리 꼬리 쓰다듬는 얘기였지만 저 이런곳에 살아요.ㅎㅎㅎ
집을 나오면 사방팔방이 목화밭입니다.
여름엔 그냥 밭인가보다 하고 지나쳤는데 가을이 되니 사방팔방에 목화꽃이 핀 걸 보고서야... 아~~ 저게 목화밭이었구나.
아~~ 참!!!..내가 목화밭으로 이사 왔구나란 걸 새삼새삼 막 새롭게 느끼게 됩니다.
목화꽃이 활짝 핀게 마치 팝콘이 튀겨진 것 같아 보여요.
저게 바로 한국 선전 문구에도 나오던 100% 미국산 코튼이 되겠군요.
팝콘이 튀겨지 듯 남부의 뜨거운 햇볕에 하루종일 열을 받다보면 뜨거워서 팍 터지면 그게 목화꽃이 되는거죠. ...뭐래요? ㅋㅋ
사방팔방이 목화꽃 입니다.
카메라에 포커스가 맞은 것도 목화고 안맞은 것도 목화입니다. ㅎㅎㅎ
이 목화를 보니 정말 팝콘도 생각나고, 길거리에서 팔던 달콤한 솜사탕도 생각나지만...
무엇보다 어린 시절 동네 솜가게.. 솜턴다고 하나요?..암튼, 솜털기전에 잔뜩 쌓아 놓았던 솜다발이 생각납니다.
먼지 난다고 꼬마들 저리 가라고 아줌마가 소리 지르시던게 엊그제 같은데 말입니다.
전 흡수도 잘되고 감촉도 좋은 목화가 좋아요...저 목화아줌마 할까요? ^^
울좐이 운전 할 때 급하게 한장 찍어봤어요.
"Boll Weevil Monument"입니다.
이 기념비가 사람의 업적을 기리는 그런 기념비가 아니고요.
weevil이 뭔가 찾아보니 한국말로는 바구미라 불리는데 딱정벌레과라고 하네요.
이곳이 미국 목화 주생산지 이지만, 땅콩의 주생산지 이기도 해요.
오래전 이곳은 목화만 재배했지만 1895년 바구미의 극성으로 기근과 실직이 생겼고,
그 재앙을 이기기위해 목화대신 땅콩을 심었는데 한마디로 대박이 나며 이곳 경제를 회생 시켰습니다.
오늘날 미남부가 세계적인 땅콩 생산지가 된건 바로 그 벌레가 목화를 갉아 먹었기 때문에 생긴 일 이라며..
감사의 마음으로 공덕비를 세운거에요.
가까이엔 안가봤는데 내용은 뭐, 벌레에게 감사한다 그런 말이라고 합니다.
아마 세상에서 유일하게 세워진 벌레공덕비가 아닌가 싶어요.
어쨌든, 이곳 사람들은 "위기를 기회로" 하며 이 이야기를 좋은 예로 든다고 합니다.
Enterprise 중심부에 있는데 일부러 이거 본다고 미국까지 오실 필요는 없어요. ㅎ
오죽하면 저도 지나가는 차안에서 찍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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